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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금 2억의 역설, 임대료 300만원짜리 가게가 시간당 7만원을 버는 구조

원가율 18%면 업계 평균보다 낮은 걸까, 높은 걸까. 대부분이 헷갈리는 지점이다. 나는 지난주까지 화곡동에서 권리금 2억을 받고 나간 업장의 실거래 내역서를 분석하고 있었는데,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았다.

## 권리금 2억의 착시

그 가게는 월 임대료 320만원에 관리비 40만원, 총 360만원의 고정비를 안고 있었다. 평균 객단가는 회당 7만 5천 원. 하루에 15팀을 받으면 일 매출 112만 5천 원, 월 3,375만 원. 여기서 인건비 35%, 원부자재 18%, 기타 운영비 7%를 빼면 영업이익률은 대략 22% 정도.

그런데 진짜 문제는 이 숫자들이 아니라, 이 가게가 왜 권리금 2억이라는 거품을 달고 거래됐는지였다. 양도인이 내민 자료에는 재료비 비중이 18%로 찍혀 있었다. 업계 평균 25~30%에 비하면 비정상적으로 낮은 수치다.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지점이었다.

## 가격대별 원가 구조의 함정

룸 단위 서비스업에서는 흔히 '고가일수록 마진이 높다'는 통념이 퍼져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세션당 15만 원 이상 받는 곳은 원재료 비중이 12%까지도 떨어진다. 문제는 이걸 모든 업장에 적용하려는 시도다.

세션당 6~8만원 대의 가게에서 원가율 18%를 달성하려면, 원료 단가를 극단적으로 낮추거나 서비스 구성을 재조정해야 한다. 전자는 품질 저하로 이어지고, 후자는 고객 이탈을 부른다. 이 딜레마를 회피하다 보면 업주들은 다른 비용을 조작하기 시작한다. 보통은 인건비를 줄이거나, 실제 지출보다 낮은 수치로 장부를 꾸민다.

화곡동 사례에서도 그랬다. 2억짜리 실거래 내역서를 뒤집어 보니, 실제 원료비는 24%에 가까웠다. 차액 6%는 인건비 항목에 숨겨져 있었다. 직원 한 명 분의 급여가 증발한 셈이다.

## 마진율의 함정

여기서 한 가지 더. 동종 업계에서 마진율이 높다는 건 때로 위험 신호다. 특히 월세 300만 원 이상의 상권에서 25%를 넘는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는 가게는 어딘가에서 비용을 누락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정상적인 구조라면 임대료 비중이 10~12%, 인건비 30~35%, 원료비 20~25%, 기타 경비 10% 정도다. 이걸 다 감당하고 나면 실제 마진은 18~22% 사이에서 형성된다. 그런데 이걸 뛰어넘는 수익은 대부분 '미래 비용'의 이연이거나, 권리금을 높이기 위한 회계 조작이다.

특히 상권이 변하는 구간에서는 이 함정이 더 치명적이다. 합정에서 홍대로 넘어가는 어귀, 혹은 신촌에서 마포로 이어지는 길목의 가게들은 유동 인구가 많아서 외형상 매출은 높게 찍힌다. 하지만 임대료 상승 속도가 매출 상승률을 앞지르면서 실제 수익은 정체되거나 하락한다. 이런 상권에서는 권리금을 받고 나가는 게 최선일 수 있다.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이랬다. 권리금 2억의 화곡 매장은 실질적으로는 1억 2천만 원짜리 가게였다. 차액 8천만 원은 조작된 마진율에 붙은 프리미엄이었다.

## 실행 전 확인할 세 가지

이제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세 가지만 물어보자. 첫째, 제공받은 장부상의 원가율이 업계 평균보다 현저히 낮다면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가? 둘째, 높은 마진율이 실제로 유지될 수 있는 운영상의 근거를 찾았는가? 셋째, 권리금에 포함된 '영업 노하우'라는 추상적 가치를 숫자로 환산할 기준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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